우리 시대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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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6-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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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앉은 부처들 중에서 혼자만 오똑 서…(sk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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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 여학생의 섬섬옥수를 보고, 만우 씨는 희한하게도 김천 근방 황악산 자락에 있는 직지사 부처들의 손을 떠올렸다. 아침 산보라고 해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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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소설가
“명륜당 들렀다 올께.” 명륜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는 것이 만우 씨의 아침 산보인 셈이었다. 1,2학년 때는 입선에도 들지 못하고 계속 떨어지다가 3학년 때 입상을 하기도 했다.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한 묵호자가 세웠다는 절인데, 그 후 능여대사가 중건하면서 절의 터를 잴 때 일체 자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측량을 했다 하여 직지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하였다. 만우 씨는 그 title proper(제목)을 받고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였다. 그러다가 저기 숲 그늘에 앉아서 원고지를 메우고 있는 한 여학생의 손을 보고는 영감이 떠올라 글을 써나가기 스타트했다.
명륜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는 것이 만우 씨의 아침 산보인 셈이었다. 차상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상을 사모관대를 쓴 유생 차림으로 받았는데, 그 때 산문부 백일장 title proper(제목)이 ‘손’이었다. 만우 씨는 서너 아름은 됨직한 은행나무 아래에 앉아 고풍스런 명륜당 기와지붕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직지(直指)라는 절 이름도 손과 관련이 있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손에 손 잡고 새 세상을 이루어 보자는 좀 순진한 내용이었다. 대웅전으로 들어서자마자 천불들 중에서 유일하게 서 있는 아기 부처를 발견하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아들 못 낳은 여자들이 가슴 두근거리며 드나들던 절이었다. 만우 씨는 금천 지역 고등학교 대표로 여기까지 올라와 백일장에 참가하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국 고교 백일장이 해마다 열리던 명륜당 뜰이었다. 아침 산보라고 해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 , 우리 시대의 소설가감상서평레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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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당 들렀다 올께.”
“명륜당 들렀다 올께.”
명륜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는 것이 만우 씨의 아침 산보인 셈이었다.
명륜당은 성균관 대학이 방학이라서 그런지 텅 비어 있었다. 아침 산보라고 해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한 달에 네댓 번 나가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황악산 직지사는 만우 씨가 중고등학교 시절 심심하면 놀러갔던 절이었다. 직지사 대웅전에 있는 자그마한 천 개의 부처들과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삼존불 탱화 속의 무수한 부처들 손 모양을 떠올리며, 그 손들이 이루는 웅장한 화엄세계를 나름대로 글로 옮겨 보았다.
